한겨레
2021년 10월 12일
통계청 ‘9월 고용동향’ 발표
4차 유행 이후 고용시장 회복세 뚜렷
9월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67만명 넘게 늘었다. 7년6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코로나19 4차 확산 이후에 주춤했던 고용 회복세가 되살아난 모습이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9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68만3천명으로 1년 전 같은 달과 견줘 67만1천명 늘었다. 취업자 수는 지난 3월에 전년 대비 31만4천명 증가한 것을 시작으로 7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실업자 수는 75만6천명으로 1년 전보다 24만4천명 줄어 9월 기준으로 2013년 이후 최저치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재학·수강 등’과 ‘가사’ 항목을 중심으로 13만2천명 줄었다.
15∼64살 고용률은 67.2%로 역대 9월 가운데 최고치를 나타냈다. 두달 연속 모든 연령대에서 고용률이 올랐고, 특히 청년층 (15∼29살) 고용률은 45.3%로 1년 전보다 3.2%포인트 늘어 오름폭이 가장 컸다. 연령별 취업자 수는 3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했다. 1만2천명 감소한 30대 취업자 수는 30대 인구가 줄어들면서 19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4차 유행의 직격탄을 맞았던 숙박음식업은 지난 7∼8월 두달 연속 취업자가 줄다가 지난달 3만9천명 증가하며 회복세로 돌아섰다. 전문·과학기술, 정보통신, 운수창고 등 비대면·디지털 전환업종에서는 31만9천명 늘어나며 4개월 연속 20만명대 이상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9월은 코로나19 2차 확산의 영향으로 취업자 수가 전년보다 39만2천명 줄었던 터라, 지난달 고용 호조세엔 기저효과도 적잖이 작용했다.
코로나19 4차 유행 이후 ‘대면서비스업 중심의 내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고용 회복세가 뚜렷한 것은 아직 고용 상황이 ‘충분히 회복하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다른 특별한 이유 없이 방역 때문에 위축됐던 고용이 회복되는 과정이라 균형점을 찾을 때까지는 꾸준히 반등하는 모양새가 나타날 것”이라며 “앞으로 고용이 균형점에 가까이 갈수록 반등하는 힘은 점차 둔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용의 균형점’이 어디인지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취업자 수는 매년 증가하며 우상향 추세선을 그리는데, 지난해에는 취업자 수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으로 취업자 수 중장기 추세선 자체가 크게 흔들렸지만 그 영향이 얼마나 큰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이 본격화하기 직전인 ‘2020년 2월 취업자 수’를 고용 회복의 일차적 척도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2020년 2월 취업자 수(계절조정)를 100으로 두고 비교하는 방식인데, 이미 지난달 취업자 수는 99.8까지 올라와 코로나19 직전 수준을 따라잡았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수준을 회복하더라도 현 시점에서 만족할만한 고용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도·소매업 등 일부 업종과 자영업자·일용직 노동자는 코로나19 영향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소매업은 1년 전보다 12만2천명 줄었고, 예술·스포츠·여가업종도 3만4천명 감소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도 4만8천명 줄었고, 일용직 노동자는 12만1천명 줄어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